최악의 후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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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새로 사고 사진을 정리하고 이래저래 하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도전이 끝난지 2주가 넘었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천천히 하나하나 기억해낸다

나는 기억력이 좋으니까














2014년 7월말








일하다보니 문득 엄청 답답했다

직장인도 아니고 매일 작은 가게에서 똑같은 풍경을 보며 똑같은 일만 반복하는 삶에 좀 지쳤다

사실 잔소리 심한 직장상사를 모시고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장사가 쪼들리게 파리만 날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럭저럭 재미없게 편한 삶을 살면서 인생이 너무 정체되었다고 하려나

아무튼 배부른 고민으로 허덕일 즈음이었다


알바한테 맡기고 훌쩍 떠날까 했지만

이제 갓 스물 넘은 알바 혼자서 가게를 보기는 좀 버겁고..


이때

지쳐있는 나를 구원해주고자 나 대신 일주일간 가게 일을 도와주겠다는 분이 나타났고

나는 그분께 가게일을 가르쳐드리며 여행준비를 할 수 있었다




일단 루트를 정해보기로 했다

두가지 루트를 생각할 수 있었다




1. 주요도시를 거쳐가는 국도루트



대구 - 왜관 - 김천 - 추풍령 - 영동 - 옥천 - 대전 - 세종 - 천안 - 평택 - 수원 - 서울


경부선 인근의 주요도시를 경유하는 4번국도와 1번국도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최소 20킬로마다 도시나 읍내 하나씩은 나타나는 루트이다

일몰이나 펑크, 우천, 부상 등의 최악의 경우에도 최소 3~4시간만 걸어가면 숙박업소나 가게가 나온다

노숙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가 다니는 국도변으로 자전거를 몰아야 하고, 중간중간 오르막 내리막이 존재한다

넷상에 돌아다니는 대부분의 자전거 국토종단기가 이 루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있다






2. 4대강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루트



대구 - 구미 - 상주 - 문경 - 충주 - 여주 - 서울 


자전거로 갈수있는 길이다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사전정보가 1번항에 비해 극히 적다

강변에 형성된 자전거 도로이므로 고저차와 자동차의 위험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도시 경유하는 1번 루트에 비해 소도시가 드문드문 있는 농촌권이다

다시말해 각종 사고로 일정이 어그러지면 노숙의 여지가 다분하다




1번 루트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웅대한 계획을 주변에 선언했다









저 날이 금요일이었다.

3일 뒤인그 다음주 월요일에 출발을 하려고 했다

급 일정이 잡혀 후다닥 준비해서 후다닥 가는거다보니 일단 질러나 보고 힘들면 돌아오자는 생각이었다

왜냐

나는 20대도 아니고 평소에 자전거를 열심히 타는 동호인도 아니고

별다르게 준비해 둔 것도 없었으니까


뭐 일단 출발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힘들면 바로 돌아오자...


이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날 뉴스




태풍....



아무리 그래도 그 먼 거리를 비를 맞으며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과 엉켜서 갈 수는 없었다

목숨은 하나다







당장 떠나버리고 싶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것 1주일간 준비를 철저히 해서 성공률을 최대한 높인 뒤에 떠나자고 진로를 수정했다


준비랄것까지야 넘 거창한 소리고

그냥 좀 편하게 좀 덜 심심하게 좀 더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아이템들을 더 갖추는 것이었다









일단 금메달을 샀다

서울에 도착하면 목에 걸 생각이었다 ㅋㅋㅋ (다이소 2000원)



준비물

아이패드 거치대, 대용량 보조배터리, 설탕, 방풍자켓, 헬멧, 장갑, 16인치 스페어타이어, 펑크패치

수건, 잘마르는 옷, 속옷, 양말, 선글라스, 아쿠아슈즈, 냉장고바지팔토시, 안면마스크, 선크림, 물통, 방수비닐팩

물티슈, 휴지, 백밀러, 후레시, 발광조끼



검은색 원래 갖고있던거

빨간색 새로 구입

회색 결국 안샀거나 안가져간 것들



준비물도 다 갖췄다



가면서 지도를 용이하게 확인하고 또 음악도 들으며 갈 수 있도록

아이패드 거치대를 샀다

아이패드 거치대는 잘 판매도 안하거니와 그 거대한 사이즈로 인해 일반 스마트폰 거치대보다 훨 비쌌다


하지만 비싼 값을 하진 못했다

나중에 여행기 중에 한번 더 얘기하겠지만, 여행 중 내 아이패드는 아주 작살이 났다

여행하며 든 지출에 육박하는 지출이 아이패드 단 하나의 수리비로 나갈 예정이다 (아직도 안고침 ㅠㅠㅠㅠ)



펑크 패치와 스페어 타이어도 준비했는데

펑크를 직접 때워 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혹시 몰라 펑크 때우는 전 과정을 모두 아이패드에 캡쳐해 두었다

때우는 것보다 더 자신없는건 타이어 튜브를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는것이었는데

미리 한번 해 볼까 하다가 귀찮아서 관뒀다

펑크가 안나길 기도해야지






여행 루트도 새롭게 손봐야 했다


나에게 허락된 시간, 다시말해 지인이 대타를 해주기로 한 기간과 가게휴무일을 합친 기간은

8월 11일부터 8월 17일까지 6박 7일이란 긴 시간

생각보다 시간이 길게 허락되었는데 원래 생각한 루트로는 3박 4일이 끝이기 때문이다









일단 4번국도 하나말고 다른 루트를 생각할 수 없는 농촌권인 대구 - 대전 구간의 루트는 그대로 두고

어딜가도 몇킬로마다 사람이 득시글거리는 수도권 루트를 좀 손봤다

발길닿는대로 가도 크게 사고는 없을 것 같아서였다


1. 평택 - 대부도 - 오이도 -인천(1박) - 서울

2. 평택 - 대부도 - 오이도(1박) - 서울

3. 평택 - 수원 - 인천(1박) - 서울

4. 평택 - 수원 - 안양 - 서울



원래 수도권은 4번 루트로 진행할 생각이었지만

네개의 루트를 만들어 놓고 남은시간 봐 가며 넷 중에 하나를 골라서 하기로 했다











준비는 철저하게 해야한다

나는 조금의 빗나감도 없이 완벽히 계획한대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해 두었다


인터넷 지도를 구간별로 인쇄해서 가는 루트에 위치한 각 도시별 거리와 예상 소요시간, 

자전거 수리점, 숙박업소,  그리고 지도에는 크게 안나와있는 농촌마을까지 모두 표시해 두었고

국도변의 시골마을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고 각 마을 입구와 거리를 로드뷰를 통해 

미리 사전방문(?)까지 꼼꼼히 하여 길의 모양을 눈에 익도록 수없이 봤다


이래야 안심이 되었다

왜냐 나는 30대니까








그리고 시간은 흘러흘러

그날이 왔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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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끄적거린거







가만보면 내 모든 글은 '오늘' 로 시작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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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도전은 왼손잡이가 되는 도전이다.

글씨, 식사를 왼손으로도 무리없이 해 내는 것이 도전과제이다.

보다시피 이따위다.

오른손 글씨는 아래와 같다.

"이것이 오른손 글씨이다"

이번 도전은 모두 자필기록으로만 이루어진다.

기간은 없다.

잘될 때까지 한다.

어떤 유명 바리스타는 오른손을 다쳤을 때를 대비하여, 왼손으로도 핸드드립을 연습했다던데

난 그런 경건한 이유는 아니고 그냥 '도전' 그 자체다.

근데 지금 이 글씨체 맘에 든다.

익숙해지면 하고 싶어도 못하겠지. (별걱정을...)

ㅋㅋㅋㅋㅋㅋㅋㅋ

장난꾸러기였던 어린시절 난 팔을 잘 부러뜨렸고 (작년에도)

오른팔인 경우도 있었다.

무려 3회. 만신창이다.

그래서 강제 왼손잡이 기간만 내 인생 중 족히 반년은 된다. (필기따윈 X)

강제 왼손은 결국 밥먹기 왼손스킬을 늘려주었다.

굶어죽을 수는 없으니, 배워야지.

그래봤자 젓가락질은 할 줄은 알지만 엉성하고, 포크도 쓰고

아픈 오른손으로 느릿느릿 해도 왼손보다 빨라서 잘 안쓰게 된다.

억지로 해야하니 최소한 필요한 선에서 어쩔 수 없이 겨우 쓰게되니.

똥싸고 나면 더 지옥이다

무조건 샤워다.

팔이 아프다. 안쓰던 근육이 깨어나겠지. 익숙해지면 실력이 늘겠지.

힘들다.

자발적 왼손생활을 하니 깁스때보다 필기는 늘거다.

깁스 때 필기는 안했다.

오른손 사용 차단을 의도, 의식하니 실력은 늘겠지만

깁스때처럼 하루종일 왼손만 쓰진 못할거다.

24시간 도전을 의식하고 지낼 순 없으니. 깜빡깜빡 할테니. (상황 VS 노력)

그래도 내가 오른손잡이 중엔 왼손 성향이 강하다. 우뇌형.

깍지끼는 거 등등. 왼손잡이형

왼손운동이나 왼발잡이는 도전 안한다.

글씨가 느리니 생각을 못따라간다.

예쁘게 쓰기, 빨리 쓰기 둘을 다 해야한다.

1 예쁘게 쓰기

2 빨리 쓰기

방금 해 보니 이렇다

예쁘게 쓰기에 중점을 두고 빨리쓰기를 보완한다

지금까지는 빨리쓰기에 좀 더 중점을 싣고 했다.

(보통 필기들이 다 그러하듯)

각 페이지 첫줄 제외. 마음이 점점 급해짐.

왼손이라 쓰기가 힘드니 잡소리가 줄고 문체가 간결해지는 것 같다.

처음보다 속도가 꽤 늘었다.

글씨는 시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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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말.

기괴한 도전 채식편을 마친 지 2달이 훨씬 넘었다

그간 채식도전에 성공해서 스스로 획득한 아이템인 롱보드를 열심히 타며 시간을 보냈다

아주 잘탄다.

몇번 사람많은데서 자빠져서 개망신을 당한 적이 있지만.

그것은 자만심에서 비롯된 것일 뿐. 후후후


다음 도전에 대한 생각은 있었으나

어떤 도전을 해야 할 지 도저히 감이 서지 않았다.

왜냐. 쉬운 도전은 의미가 없고, 어려운 도전은 힘이 드니까. (다시말해 쉬우면서 의미있는 도전을 찾고 있었다)


애초에 이 블로그를 만들었을 땐 별 의미나 명분 없는 잡스런 도전을 하려 하였으나

채식 도전에서 쓸데없이 필요이상으로 의미부여를 해버린 게 컸다.

다음 도전도 뭔가 좀 제대로 된 도전을 해야한다.....



삶에 치대이며 도전에 대한 고민이 사라져갈 즈음.

여름휴가 기간이 도래하였다

나야 장사를 하는 입장이다보니 휴가따위 없다. 그리고 업종 특성상 지금이 가장 성수기이기도 하고.


그러나. 두둥!

나의 기괴한 도전 서포터를 자처하는 나의 최측근 K 요원이

장기간 휴가를 맞이하여 나랑 놀 겸, 일 배울 겸, 가게일을 도우러 와 주었고

그가 가게를 믿고 맡길만큼 나의 최측근이었기에, 나는 넌지시 '일주일만 가게를 봐 주세요...' 라고 부탁을 하였다

그리고 K 요원은 이 요청을 흔쾌히 수락하였다

나에게 몇년만에 여름휴가가 생긴 것이다!


내가 휴가기간동안 하고 싶었던 것은 여행이었다.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겠냐만, 나는 대학 졸업 즈음하여 배낭여행에 맛을 들였고

그 맛있게 맛을 본 배낭여행을 몇번도 해보지 못하고 졸업을 하여 사회인이 되고

그 뒤로 몇년간 시간이 있을땐 돈이 없고, 돈이 있을땐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은 언제나 없던 삶을 살아오며

배낭여행같은 여행은 꿈도 못꾸고,

하루짜리 당일치기 또는 끽 해야 일박이일 정도의 바람쐬러 다녀오기 정도로만 만족해야 했었다


떠나자. 배낭메고. 일주일간.


그렇지만 혼자서 배낭여행을 어딜 가야하나.

가봤자 혼자 뻘쭘하게 돌아다니다가 하루이틀 지나면 흥미뚝 돈뚝 체력뚝 모두 뚝뚝뚝 된 뒤 쓸쓸히 돌아오겠지

그리하여 나는 '목적지' 가 아닌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 에 중점을 둔 여행을 하기로 했다.

바로 '국토 종단'




끼워맞춘다고 이렇게 전, 후를 바꿔서 끼워맞췄는데.


사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땅끝마을에서 휴전선까지 내 발로 걸어 도착하는 국토대장정을 꿈꿔왔었다

티비에서 연예인들이 국토대장정을 하는 프로그램을 보거나, 박카스 국토대장정을 보면서 나도 꼭 하고싶었지만

돈이 없거나 기회가 안오거나 귀찮거나 등등의 잡스런 이유로 늘 '하고싶다' 만 외쳤다.


여행가 한비야씨의 책에도, 외국 곳곳을 돌아다니던 그녀의 여행 종착지는 한국의 국토종단이었다.

오래전 읽은 책이지만 그녀는, (어렴풋 기억하기에)

'시간이 없음을 핑계대지 말라. 여행을 꼭 가고싶으면 코스와 기간을 몇차례에 나눠서도 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다시말해 주말마다 이번엔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음엔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이런식으로도 국토종단은 가능하다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나는 그의 그 말에 감명을 받았으나.

그 또한 왔다갔다 차비나, 몇주간의 반복끝에 질릴 것이 뻔하므로 아 그럴듯하지만 나와는 맞지않겠구나

하고 있었다.


핑계가 많은데.

아무튼 이런저런 비겁한 핑계로 하고싶은 것을 하고싶다 말만 하고 하지 않았기에

이번에 시간이 크게 난 김에, 그리고 체력적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걷는 이 30대 나이에 더 늙고 지치기 전에

이 과업을 이루어내고 싶었다.


사실 그것을 하고싶었기에 K 요원에게 일주일간 가게를 부탁한 것이었고

그의 흔쾌한 허락으로 여행을 준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주일로는 국토종단은 턱도 없다.

시속 4킬로의 도보로 하루 10시간을 걸어도 40킬로. (10시간을 쉬지않고 걸을리도 만무하고)

내가 사는 대구에서 서울까지 (애초부터 땅끝부터 할 생각은 없었다) 루트별로 대략 350~400킬로

10일간 꼬박 아침부터 저녁까지 기계처럼 걸어야 가능하다.

내가 아는 도보 국토종단의 기간은 최소 20일 정도 잡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애초부터 기획한 국토종단 (대구 - 서울이지만 편의상 국토종단이라 하겠다) 수단은 바로.


자전거였다.





내가 소유한 자전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삼각형' 이라는 별명을 가진, 스트라이다 5.1 버전.



 

(딱 요 모델 요 색깔이다)



기어는 없고, 바퀴는 16인치.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미니벨로이다.


속도를 내는 것보다는 교통수단과 연계하여 환승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고

바퀴가 작고 기어가 없기 때문에, 평균속도는 시속 10킬로를 살짝 상회하는 어마어마하게 느린 속도를 자랑한

(보통의 유사엠티비로 20킬로 내외, 사이클처럼 생긴 로드바이크로는 30킬로 이상을 내는 데 비하면 굼벵이다)

물론 사람따라 다르고, 당연한 얘기지만 쎄게 밟으면 빨리도 나간다. 하지만 힘이 들기 때문에 속도 유지는 힘들다


보통 도보의 2배에서 3배, 로드바이크의 절반 이하의 속도.

공기저항을 피해 몸을 구부리는 로드바이크에 비해,

빈폴마크의 아저씨처럼 몸을 꼿꼿이 세워서 주변을 조망하며 타는 피팅자세.


모든 면에서 도보와 로드바이크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자전거라 볼 수 있다.


거기다 자전거는 도보에 비해

같은 거리를 이동할 때의 에너지 소모는 물론이거니와, 같은 시간동안 탑승하여도 에너지 소모가 적은 편이다

다시말해 '평균속도를 유지하는 선에서 10시간 걷기보다는 10시간 자전거 타는 것이 쉽다' 이것이다.

같은 시간동안 두세배 이상의 거리를 더 가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자전거 여행의 이유와 자전거 소개는 이쯤으로 하고.

이번 도전을 정리해본다


- 도전기간 : 2014년 8월 11일 월요일 ~ 2014년 8월 17일 일요일 (최대 7일, 권장종료기간 8월 14일)

- 도전과제 : 자전거로 대구에서 서울까지 가자

- 도전목적 : 어린시절부터 꿈꿔왔던 국토대장정의 숙원을 이루자



* 세부사항


1) 넉넉잡아 일주일의 기간이지만, 계획은 월화수목 4일을 기본으로 한다.


2) 나이가 있으니 안전하게 탄다. 속도보단 안전이 우선이다.


3) 야간시(7시 이후), 우천시는 절대 타지 않는다. 무모함은 자살행위다.


4) 기상악화나 컨디션 악화시에는 주저없이 도전을 중지하고 귀환한다.


5) 유사시를 대비하여 최대한 도시권 경유를 위주로 여행루트를 정한다.




보면 대부분 알겠지만, 안전에 최대한 주안점을 두었다.

왜냐 나는 젊어서 피가 펄펄 끓는 10대 20대가 아니니까 안전이 우선이다.


여행의 준비과정에서도 지도마다 마을과 자전거 수리점 등의 거점을 표시해서 우왕좌왕 하는 일이 없도록 준비했다

여행 준비과정 및 1일차 도전은 다음 글에서 풀어보겠다.


도전 중 실시간으로 블로그를 쓰던 이전 도전과는 달리

이번엔 보시다시피 도전을 종료하고 쓰는 글이다. 성공 실패의 여부는 미리 말 않겠다




두번째 기괴한 도전 프롤로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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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30일 금요일 (5일차)

2014년 5월 31일 토요일 (6일차 막날)




뒤로 갈수록 쓸게 없다

왜냐

채식에 적응해버려서 괴로운것도 없고 그냥 별생각없이 먹었기 때문이다



어제 5일차꺼 써놓고 오늘 마무리지어서 올려야지 하고 임시저장 해놨는데

오늘 다시 보니 싹 지워져있다

티스토리 죽인다








2014년 5월 30일 금요일 (5일차)


아침에 일어났다

몸무게는 큰 변화 없다

거울로 보는 몸은 아주 약간 슬림해진 것 같긴 한데

느낌 탓인가



피부는 보들보들 좋아졌다

왜냐

화장품 비싼거를 사서 쓰고있으니까

채식하기 직전에 산거다

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하나 확실히 느껴지는 차이는 아침에 좀 더 개운한 느낌은 있다

대단한 수준은 아닌데 컨디션이 아주 조금은 더 좋은 것 같다







채식 식당에서 산 콩고기로 아침식사를 했다

콩고기는 식감 맛 모든걸 다 충족해준다


이제 오늘 하루, 내일 반나절만 버티면 된다

채식에도 익숙해졌다

채식에도 맛있는 음식이 많다




콩고기 사진을 페북에 올렸는데

콩고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


이것은 고기의 대용으로 생각하여 먹는걸 떠나 하나의 음식으로 맛이 있다

고기와 두부 유부 요 사이 어딘가의 식감과 맛


익히기 전의 생걸로 먹는 건 비추다

과자처럼 아삭아삭 씹히는데

가루로 된 청국장

그거 맛이다

개사료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아마 개사료가 그런 맛일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

어디까지나 조리 전의 콩고기에 국한된다


삼겹살도 고등어도 생걸로 먹으면 웩이지 뭐

마찬가지로 요리한 콩고기는 맛있다



마지막이 다다르니 그냥 해이해졌나

도시락도 안싸왔다

점심은 뭘먹지


가게 냉장고에 있는 팥빙수용 찹쌀떡이 생각났다

찹쌀떡을 네개인가 먹었다




저녁식사는 또 with 콩고기




5일차 너무 재미없고 무난하게 넘어갔다

토요일 퇴근과 동시에 채식이 종료되니 오늘로 사실상 큰 줄기는 끝을 맺었다


















2014년 5월 31일 토요일 (대망의 6일차)



아침에 일어나니 너무너무 신이 났다

오늘 드디어 고기를 먹는구나 드디어 고기를 먹는구나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 기분은 너무나 신남






아침은 콩고기로 때우고

점심은 또 찹쌀떡으로 대충 뭉갰다


그리고 퇴근시간이 다가왔다



갑자기 기분이 이상하다





채식을 끝내려니 뭔가 섭섭한 느낌이 든다

이 일주일이란 특별한 기간에 정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그동안 너무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왔는데

이 흥미진진한 도전으로 내 이번 일주일은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일주일이 되었다



일주일간 정말 고기한점 아니 고기 우려낸 국물도 안먹었다

일 때문에 우유 들어간 음료 아주 쪼끔 맛만 본 게 전부다


처음 3일은 힘들었는데 마지막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적응이 된건지 아니면 이제 곧 끝이라는 행복감에 버틸 힘이 생긴건지 모르겠지만

뒤로 갈수록 쉬웠다


근데 내가 바로 어제 어떤 기사에서 읽었는데, 딱 3일만 입맛을 바꾸면 적응되어 입맛이 바뀐다고 하더라.

'72시간이라는 시간은 음식을 완전히 소화시키고 대사 작용을 하는 기간인 만큼 음식의 맛을 느끼는 감각이 달라지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는 있다.' 라고 하네 (링크 : http://www.kormedi.com/news/article/1210952_2892.html)


나도 아마 비슷한 경우겠지

뭐 그런 취지의 이야기를 앞선 블로그 글에서 쓰기도 했고


뭐 그랬다 이거다.



누차 말해왔지만 마지막으로 한번 더 이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깨달은 점.

채식은 먹고싶은 식성을 채우지 못하는 고통보다는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이 더 크고

그 '불편함' 이 채식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란거다

이것이 이번 채식을 하며 느낀 가장 큰 점이다






선언한다.

채식 6일




성공!!!!!!!!





제 1회 기괴한 도전 '단기채식'


기간 : 2014년 5월 25일 00시 ~ 2014년 5월 31일 18시 (138시간)

장르 : 음식고통 / 인맥파괴 / 지식습득 / 금욕생활

승패 :

보상 : 섹터나인 41인치 드롭퍼 롱보드







그렇다

내 기괴한 도전에는 보상이 있다


남이 주는 건 아니다

내가 나한테 주는거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누구도 속일 생각이 없다

진짜 성공했는지 안했는지는 내가 제일 잘 아니까




지름신이 왔을 때 난 도전을 시작할거다

내가 원하는 둘 중 하나는 달성할 수 있다


지름신 퇴치 or 도전 성공








- 에필로그



채식이 끝나고 안지랑에 곱창을 먹으러 가려 하였으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모다아울렛 뒤 로드하우스에 조개찜 먹으러 갔다

인공연못과 분수가 분위기가 아주 좋은 곳이다






기본안주로 여러개가 나왔고 그 중에 고둥이 나왔다

나에게 허락된 첫 육식이다

허나 일주일만의 첫 육식으로 고작 이것을 먹고싶진 않았다


참았다









조개찜 나왔다





난 떨리는 손으로 조개 하나를 꺼내먹었다

이건 무슨 기분이지



별 감흥이 없다

아 왜이러지



생각해보니 일주일만의 간절한 육식에 대한 열망을 이 조개로 채울 수는 없는거였다

기름지지도 않고 익숙하지도 않은 식감

따지고보면 채식을 안해도 아주아주 가끔 먹는 음식이었다


돼지고기를 먹어야 했다







삼겹살집으로 갔다

삼겹살을 지글지글 구워서 한점 물었다






(BGM : 카를 오르프의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 중 운명의 여신이여)

듣기 : http://www.youtube.com/watch?v=GD3VsesSBsw#t=164






삼겹살의 기름이 목구멍을 타고 혈관으로 스며들어 대동맥에서 각 모세혈관으로 퍼져나가는 느낌이 난다

피 한방울을 입술에 떨어뜨린 드라큐라처럼

난 혈색이 돌아온다




사진을 찍을 틈도 없었다

난 폭풍흡입했다


이것이다

바로 이것이야


멍청한 내가 왜 채식을 했나

이것이야

이것이 삶이야


난 내 자신을 탓했다

왜 내가 이것을 등지고 살았을까



그리고 집에 가는 길 난 편의점에 들렀다

편육을 샀다

그것도 집에와서 입에 꾸역꾸역 밀어넣었다








그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다음날 모교인 대구의 K 대학교에 놀러갔다





대학을 졸업한 지 꽤 되었지만 학생시절의 기분을 내고 싶어서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돈가스를 하나 먹었다


하나 먹었는데 이걸로 배가 안찰 것 같다

나는 식권 하나를 더 샀다


찜닭덮밥을 샀다

그것도 먹었다





그리고 몇시간 뒤에 짬뽕을 또 먹었다







다음날 6월 2일 월요일




생고기를 먹었다






다다음날 6월 3일 화요일



돼지국밥을 먹었다







육해공 모듬안주를 먹었다

사진은 없지만 치킨을 또 먹었다






다다다음날 6월 4일 수요일



투표를 했다







돼지국밥을 먹었다



사진엔 없지만 고기만두와 오리알을 먹었다








막창을 먹고 부대찌개를 먹었다








다다다다음날 6월 5일 목요일



쇠고기국과 홍어를 먹었다

























이번주는 육식 주간인 것 같다......

채식을 한 지난주와 그 다음주인 이번주 더해서 나누기 2를 하면 평소의 일주일보다 월등히 고기를 더 먹은 것 같다











- 기괴한 첫 도전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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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기타 2014. 6. 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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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9일 목요일 (4일차)




전날 밤 퇴근길

동네 슈퍼 앞에 앉아 깡맥주 한캔 하는데 갑자기 맛있는 음식들이 눈앞에 떠올랐다

퉁퉁한 구운 고등어를 곁들인 따뜻한 물에 만 찬밥이 너무 먹고싶었다

따끈한 흰 쌀밥에 명란젓을 숟가락 등으로 뭉개어 비벼서 먹고싶었다

하지만 꾹 참았다

맥주 한캔 마시고 집에 들어가서 물김치 쪼가리 먹고 참았다


여기까지가 3일차까지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오래 참을 수는 없었다



난 결국 간밤에 잠결에 통닭을 두조각 먹고 말았다

통닭을 본 순간 채식을 하는 것조차도 잊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통닭을 두조각 먹고서는 뒤늦게

'아 맞다 나 채식 중이었지.... 실패다 ㅠㅠ 아'

라고 깨달았다.

하지만 순간의 실수로 채식의 나머지 날을 그만두는 것은 너무 나약한 포기 같아서 계속 채식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난 컴퓨터를 켜고 글을 썼다





그래

다행히 꿈이었다

얼마나 먹고싶었나 꿈까지 꾼다.





4일차 목요일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장가도 안간 못난 아들은 아침밥상을 받았다

완벽한 채식이다


날이 갈수록 아버지의 불만이 장난이 아니다

어머니는 나의 도전에 아주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 주시고 계신다




외할머니께서 아주 어릴때부터 80세가 넘으신 지금까지 일평생

고기는 물론 생선도 우유도 안드시는 비건 채식주의자시다.

어릴 때 소 도축하는 장면을 보시고 트라우마 때문에 채식을 결심하시게 된거다.


그 뒤로 외할머니께선 밖에서 식사를 하시는 경우를 대비하여 항상 고추장 하나를 지니고 다니신다 한다.

그래서 경로당에선 외할머니를 '고추장 할머니' 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런 외할머니 아래에서 자라오신, 거기다 8남매 중 외할머니와 가장 흡사한 성향의 어머니 또한

외할머니와 아주 비슷한 식성을 가지고 계신다.

물론 요리를 어머니께서 거의 하시니 우리집 식단도 채식 위주의 식단이었다.


어머니와 정반대의 입장에서 똑같은 성향을 가진 아버지와 나는 그게 늘 불만이었다

아버지와 나는 고기를 좋아한다. (애주가라서 당연히 더 그렇고)

그래서 보통 가족들 각자 밖에서 해결하는 저녁식사의 경우는 아버지나 나나 당연히 육식이다

지글지글지글지글 



근데 영원한 식성 우방이었던 큰아들이 갑자기 일주일간의 극단적 채식을 선언했고,

어머니께서는 두손들어 반기며 지원해주시는 상황

아버지께선 밥상이 풀밭으로 변한것에 대한 불만 이상으로

왜!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가 아닌 큰아들 위주로 식단이 돌아가느냐. 이것에 대해 불만이 더 많으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버지 조금만 더 참으세요.



보통은 멸치와 함깨 볶는 고추인데 멸치가 빠졌다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식감으로 보나 맛으로 보나 오늘 아침식사의 메인은 고추볶음이다







육식 예찬론자도 이것 앞에선 보통 무릎을 꿇게 마련인 호박잎







이번주 내내 함께하는 러닝 메이트들. (사진에 없지만 물김치까지)





이정도 식단이면 채식을 하는 불만은 전혀 없다

충분히 맛있고 충분히 배부르다


아무리 풀쪼가리들이라도

눈앞에 다양한 요리방법으로 푸짐하게 기름지게 한상 차려져 있으면 아무런 불만이 없다

그게 고기든 뭐든 맛있어보이는 음식이 내 앞에 있다. 이것은 인간에게 어떤 스트레스도 주지 못한다.



누차 말하지만 채식을 하기 전에 짐작하는 채식의 고통(?)과 막상 시작한 뒤 느끼는 고통(?)은 다르다


흔히 채식을 하며 겪는 고통을 말하자면

걍 무작정 졸라 배고플 때. 먹을거 땡길 때. 이럴 때 일차적으로 떠오르는 음식이 보통 고기 종류일 경우가 잦다는 거.

그리고 눈앞에 고기 있을 때. 남들이 그 고기 먹을 때. 이때는 진짜 미친다.


이 고통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돌아버릴 지경이다.

하지만 이 고통은 시간이 지나며 채식에 익숙해지면 사라질 고통이다.



근데 막상 닥치면 위보다 더 난감할 경우가 아래의 경우다.


밖에 나가있는데 밥때 되어서 식당을 찾을 때.

딱히 집에 먹을것도 없고 출출한데 간단하게 라면한그릇 먹으면 딱 좋겠다 싶을 때.

술약속을 잡고 술안주를 고를 때.


보통의 사람들이 먹는 음식엔 대부분 동물성 재료가 조금씩이라도 들어가 있다는거

그래서 맘놓고 먹을 수 있는 게 없다는 거.


이런 경우는 위의 강렬한 정신적 고통이라기보다는 그냥 꾸준한 불편함에 속한다.

해결하면 어떤식으로든 해결을 하면 하는데, 이 지구에서 보통사람들 틈에서 섞여사는 이상 평생 불편하다.

이 부분이 진짜 채식의 불편함이다.




아침밥은 잘 해결하고 집을 나섰다.



오전에 친구 만나서 볼일 좀 보고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는데 또 난감하다.

원래 목요일 오전마다 만나서 같이 볼일 보고나서 함께 점심 먹는 친구인데

늘 짬뽕, 햄버거 이런거를 먹었더랬다.




근데 아

이번주는 그게 안된다


친구가 차도 몰고 나왔고

나도 왠지 대구에 이거 하나쯤은 있을법하다 싶어서

네이버 검색찬스를 써 본다

'채식 식당'


아 다행히 일터에서 지하철 한정거장 앞에 채식 식당이 있었다

채식을 통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채식식당 러빙헛

세계적으로 많은 프랜차이즈가 있는 채식단체였다




들어가니 고운(!) 얼굴의 아주머니 한분이 맞아주신다.

위에서 언급한 우리 외할머니도 그렇고

채식만 하시는 분들의 얼굴은 뭔가 채식 스럽게 생겼다

튼튼해 보이지 않지만(?) 건강하게는 보이는(!) 깨끗하고 희고 마알갛고 얇아보이는 피부

어딘가 온화한 표정

스님의 얼굴 같다고 해야하나




가게 안에는 묘한 음악과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벽의 선반에는 채식 관련 음식들이 잔뜩 디스플레이 되어 있었다


콩고기, 콩스테이크, 콩버거, 밀고기, 채식라면 등등

사진 잔뜩 찍었는데 아직 폰에서 안꺼냈다

그냥 그런게 있다



콩고기야 어릴때부터 접해와서 신기할 것도 없었지만

오뎅처럼 생긴 고기가 있었는데 그 고기가 정말 신기했다

그게 바로 밀고기인데, 가열하여 조리하면 닭고기처럼 결대로 찢어진다

그거는 닭고기 대용 음식이다. 그걸로 백숙도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


태어날 때부터 채식만 해왔다면 몰라도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고기맛을 들인 사람이 채식을 하면 고기에 대한 욕구가 영원히 따라오나보다

그러니까 고기를 흉내낸 페이크 고기가 있는 것 아니겠나

고기도 아마 담배처럼 평생 참는거겠지





아주머니께서 내가 채식을 하는 '뻘스러운' 이유를 들으시고는 굉장히 의아한 표정을 지으셨지만

이내 좋은 일 하는거라고 칭찬해 주신다




윤리적 채식의 근거는

단순히 내 입에 집어넣는 이 고기가 원래 갖고있던 생명을 빼앗지 말자는 그런 단순한 살생금지의 논리보다

좀 더 심오한 논리로 전개된다


공장식 사육의 잔인함

고기에게 먹일 사료의 재배지를 확보하기 위한 밀림 개간


등등


'맛의 달인' 이라는 만화책을 읽다 알게 된건데

공장식 사육 닭들의 경우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빛을 보는 순간은 도축당하러 가는 트럭에서가 전부라고 한다

빛이 있으면 움직임이 많아서 살이 빠지고 서로 싸우면서 죽을까봐.

그런 열악한 사육 환경에서 극도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한 폐사를 방지하려 닭에게 항생제를 잔뜩 먹이고.



뭐 이런 것들이 모두 윤리적 채식을 할 근거랄까.



물론 이것을 무조건적으로 비도덕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왜냐. 이런 어느정도의 윤리적 희생을 감내하는 과정이 없다면

우리는 통닭 한마리를 5만원씩 주고 사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돈이다.


우리는 뭐든지 비싸다고 툴툴대면서 또 어디서 뭔 얘기를 들으면 또 잔인하다 툴툴댄다

모순이지


뭐 이쪽도 맞고 저쪽도 맞다

아니 이쪽도 틀리지 않고 저쪽도 틀리지 않다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주방에서 콧노래가 들린다

아주머니의 콧노래

진짜 즐거워 보이는 콧노래다


나도 장사하는 입장이지만 저렇게 즐겁고 행복하게 장사하기가 쉬운 일은 아닌데

뭔가 놀라움을 넘어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이 순간이 채식식당에서의 시간 중 가장 강렬한 기억이다)

자신에 대한 반성도 되고







음식이 나왔다






이것은 들깨탕이다

친구가 먹었다

담백하더라





이것은 내가 먹은 볶음우동이다


백퍼센트 식물성 재료다










아 초대박이다

정말 맛있다

채식 4일간 기름진 음식을 거의 못먹었는데

채식 식당에서 채식요리에 도가 튼 전문가의 전혀 채식같지 않은 채식을 접하니 신세계다

아 이건 채식의 카테고리를 떠나서 그냥 정말 맛있는 음식이다

맛있는 채식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











싹싹 비웠다

아주 밥상 위에서 설거지를 했다


너무 맛있어서 아주머니한테 감사하다고 정말 잘먹었다고 몇번을 인사를 하고 나왔다

명함도 챙겨왔다





대구 경신고등학교 바로 맞은편

'러빙헛' 이라는 채식 식당이다

대구 분들은 경험삼아서라도 한번쯤 꼭 가보시길 권한다

가격대도 그냥 일반 음식점과 비슷한 가격대다


들깨탕은 8000원, 볶음국수는 6000원

다른 메뉴도 다 요정도 가격대다



그리고 채식 통조림 등 식재료들도 판다

나도 콩고기 1킬로 사서 친구랑 반 갈랐다




배부르게 먹고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고 퇴근

가게에서는 아무것도 안먹었다


퇴근길

술을 좋아하는 술쟁이인 나는 퇴근길 술약속을 잡고싶었다

그리고 늘 그랬듯 또 누군가가 술을 먹자고 연락을 해 왔고 난 덥썩 물었다


하지만 이내 약속이 파토났다

다른 급한 일이 생겼다며 파토가 났다

어디까지나 내 예상인데, 내가 파전집밖에 못간다고 하니 망설이다 다시 전화와서 취소한 것 같다

고기를 먹고싶었나보다



쓸쓸히 집에 들어왔다









거실에 들어오니 소파 위의 아버지께서 뭔가 굉장히 오묘한 표정으로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주방에 양념통닭 있는데 좀 먹지???











아......

아버지.......



치킨 상자에 코를 박고 냄새만 맡았다

아....


내일 하루만 더 견디자....





- 4일차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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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으로 나머지 도전기 쓰도록 하겠음미

아무도 안기다리고 있겠지만 후후후후

아무튼 첫번째 도전은 종료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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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8일 수요일 (3일차)




3일째 아침이 밝았다

몸의 변화는 느낄 수 없다

피부는 좀 좋아진 것 같기도 한데 요즘 내가 좀 비싼 화장품을 쓰며 관리를 받기 때문에 채식의 효과인지 알 길이 없다

체중은 그대로다 밤마다 술을 퍼먹어서 그런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내 몸을 이루는 구성성분 중 동물로부터 얻은 것들은 서서히 빠져나갈테고

난 식물로만 만들어진 초식인간의 육체로 점점 바뀌어갈테고

3일이나 되었으니 더이상 소화기관에는 외부에서 음식으로 섭취한 동물성 물질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소도 뭐먹이며 키우느냐에 따라 고기맛이 달라진다는데

나도 지금 내 고기맛을 바꾸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식성을 바꾼다는 것은 나라는 존재의 물리적 재료를 바꾸는 작업이다

육체란 집을 짓는데 있어서 벽돌의 종류 시멘트의 종류를 바꾸는 것이다


또한 성격에도 어느정도는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지.

어떤 식으로든 아주 미약하게나마.

채식을 통해 채식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친구들이 바뀐다거나. 그래서 사상이 바뀐다거나 이런 식으로.


음식이 인간을 구성하는 물리적 재료라면,

친구와 지식과 양심은 비물리적 재료 아니겠나.



개똥철학

역시 배부른 놈보단 배고픈 놈이, 만족스런 자보단 불만족스런 사람이 생각이 많은갑다.










아침식사



보라

내가 먹을 수 있는 반찬의 가짓수는 점점 늘어난다

이 모든 것들에 단 0.000000000001그램의 동물성도 들어있지 않다

어머니께서 가족들의 식사를 전부 채식으로 변경해 버리셨다

이번주는 내 도전이 아니라 어머니의 도전이 아닐까 싶다


순두부, 오이, 물김치, 마늘장아찌




이번주의 음식 중에 가장 만족스러웠다

그냥 일반식을 먹듯 이만큼 자연스럽고 완벽히 만족스러웠던 음식섭취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아침을 먹고 얼마 뒤

할머니께서 집에 오셨다


손에 직접 만드신 만두를 한아름 들고.

우리 할머니표 만두 대박이다

김치와 고기를 갈아서 직접 핸드메이드로 만드시는데

하나하나가 어린애 주먹만하다


가족들 전부 음식량이 적은 편이라 이 만두 보통 내가 다 먹는데.

못먹는다.

아 미치겠다


주말되면 다 먹어야지 내가 다 먹을테다












오전 11시 즈음 해서 옷 좀 산다고 동성로에 나갔다.

유니클로에 스테테코 반바지 사러 갔는데 11시 30분 오픈이랜다




아침에 가게 가서 커피 들고나와서 다 마셔버렸으니까 커피집 가기도 뭣하고

딱 30분 비는데 이시간 맞춰서 밥한끼 하면 딱 시간 맞겠다



.... 했지만 ....


뭐 먹을만한걸 찾을 수는 없었다.

전원돈까스 가고싶었다.


돈까스

맛있는 돈까스.


돈까스인가? 그렇다

천천히 들어와봐 아주 천천히


위아래의 앞니가 닫히며 바삭한 튀김옷을 와삭 깨어부시고 지나면 나타나는 쫀득한 고기

쫀득한 고기를 쭈아악 누르면 눌릴데까지 눌린 고기는 못견디고 양 옆으로 절단이 되고 이윽고 만나는 윗니 아랫니

이렇게 끊어진 돈까스 조각은 혀를 사용하여 입 안으로 옮겨지고

안에서 기다리던 어금니는 침과 섞인 기름진 고기를 맷돌처럼 갈아서 삼키기 쉬운 형태로 만들고

이 음식들은 혀와 목의 근육으로 만들어진 롤러코스터에 탑승하여 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 올라가

눈 앞에 목젖이 나타나면 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식도를 타고 전속력으로 위장으로 돌진

위장에서부터 구불구불구불구불구불구불구불구불 미친듯이 꼬여진 레일을 타고 돌면서

공포심에 수분을 모두 빼앗기고 너무 무서워 얼굴빛이 똥빛으로 변하고

그렇게 10시간 가까운 롤러코스터를 끝내면 다시 밝은 세상으로 빡!








난줄 알았는데 어두컴컴한 이곳은 낯선 수영장

갑자기 환해지고 위를 바라보니 어제 날 삼킨 저 사람이 내려다보다 요상한 밸브를 누르니

쿠르르르르르르륵 소리와 함께 수중터널로 빨려들어가며 빡!








.............................................










결국 점심은 물김치와 오트밀.




3일째니까 익숙해지지만

가끔 발작처럼 엄습하는 그리움은 익숙함의 크기만큼 날 괴롭힌다







내 그리움의 흔적들











 









약속은 없었다

저녁에 공원에서 운동 좀 하고, 맥주 한캔 하고 집에 들어와서 밥통을 열었지만 밥은 없었다

굶어야지 뭐

영원한 동반자 물김치와 함께





식탁 위에는 식구들이 남긴 몇개의 구워진 만두들이 날 보고 방긋 웃고 있었지만

난 그들을 내려다보며 울상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 내 이번주말 니들을 꼭 예뻐해줄께

조금만 기다려







- 3일차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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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7일 화요일

채식 2일차



1일차 역경의 하루를 보냈다

그냥 풀만 먹고도 하루쯤 지내는 게 뭐가 어렵겠냐만

의식을 하고 있으려니 계속 생각이 나고 - 먹지말라 하면 더 먹고싶은 게 사람 심리다


하루 사이에 몸의 변화는, 당연한 소리지만 느낄 수 없었다

아마 몸의 변화를 느끼기에 이번 일주일 도전은 너무 짧은 기간이 아닐까

나중에 1개월짜리로 도전해 볼 생각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락토-비건'에 가까운 채식보다는 좀 더 완화된 채식을 하거나

매주 순차적으로 채식의 단계를 올려나가는 순으로 진행해 볼까 한다


2일차



아들이 채식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를 들으신 어머니께선 조미료와 액젓이 없는 물김치를 담궈주셨다



두둥!!


채식에 도전하는 이유가 이런 뻘스러운 블로그를 위해서인 것을 아심에도 불구하고

맨날 고기에 환장하는 큰아들이 이번 기회에 좀 바람직한 식습관을 가질 기회가 될거라 생각하신 것 같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ㅠㅠㅠㅠㅠㅠ



하지만



가스레인지 위엔 낙지볶음이 있었다..................................





엄마는 과연 나의 아군인가 적군인가








전날 술도 꽤 먹었고

아 저 매콤한 낙지볶음을 빡 먹으면 속이 사아악 풀리며 기분이 아주 좋아질 것 같다


이틀차 아침부터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고난 고통 




난 저 냄비를 수도없이 열었다 닫았다 냄새를 맡았다 하며 괴로워했다

진짜 한개만 집어먹고 싶었다

정말 진심으로


내가 왜

왜 사서 이딴 블로그를 만들고 이딴 고생을 사서 하는가



사람들은 나에게 '그냥 고기 몰래 먹고 안먹은 척 하면 안되느냐' 라고 하지만

내가 채식을 한다고 누가 보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채식 그 과정에서 오는 고통이 바로 내가 이번 도전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물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 블로그를 작성하여 모두가 보는 것이 내가 받는 보상이라면 보상인데

거짓을 말할 수 있나

없다.

견뎌야된다.





그래도 물김치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맛이 아주 좋았다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아침을 물김치와 몇가지의 풀때기들을 반찬으로 먹었고

반찬통에 물김치를 담아가서 점심도 물김치로 해결했다

가게에서 밥을 지어 먹는 건 굉장히 번거로우므로 오트밀 한컵을 물에 끓여서 죽을 만들어 먹었다



오랜 기간동안 이런식의 식단을 유지하면 영양공급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겠지

딱 일주일짜리니까 - 어차피 며칠만 있으면 끝나니까 귀찮음이 모든걸 압도한다

뭐 어차피 점심은 원래 라면이었는걸. 집에서의 끼니는 제대로 먹고 점심은 배고픔만 면하자는 주의라.


채식으로 인해, 인스턴트 식품 섭취가 줄어드니 아침저녁의 채식 구성을 더 다양화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더 건강해질 것 같다.



퇴근시간 즈음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술약속이다

거절하고 집에 들어가려 하였으나, 다른 약속으로 인하여 두번쯤 보류한 술자리라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친구가 요즘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지내는 터라 내가 좀 놀아줘야된다.



친구에게 말했다

한약을 먹는 중인데 이 약이 좀 특이해서 고기 종류는 아예 안되고 스님처럼 풀만 먹어야된다.. 라고.


사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블로그 때문에 채식한다고 말하기가 좀 그랬다.

이해해줄 리도 만무했다.

분명 헛짓거리 하지말라고 면박만 줄 게 분명했다.


친구는 말한다.

그럼 회 먹자. 회는 육식 아니잖아.


내가 이번 채식을 하면서 느낀게, 사람마다 육식의 기준이 정말 다르단 거다.

이전의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채식 아니 엄밀히 따지자면 제한적 육식의 단계가 여러가지인 것은 맞다.

네발 짐승만 안먹기, 털달린 육상 생물까지 안먹기, 생선까지 안먹기,

계란 등 알 종류까지 안먹기, 우유나 벌꿀등의 부산물까지 안먹기 등


하지만 오호 통제라

적지 않은 사람들이육식의 '육' 을 고기 육(肉) 이 아닌 뭍 육(陸) 으로 이해하고 있다는거

육군의 육과 육식의 육이 같나

책 좀 읽으며 삽시다




친구에게 회 또한 먹으면 안된다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난관이 닥쳤다.

친구가 현재 피부병이 생겨서 밀가루 종류를 못먹는댄다. 실제로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빠져 있었다.

고로 내가 든든하게 믿었던 파전집 카드가 무력화 되었다는 거.


파전집 아니면 갈곳이 없었다.

양주집 과일안주도 아니고, 세상 어디에 소주를 마시는데 풀만 버무려서 안주로 내어주는 집이 어디있으며

술집 기본안주로 나오는 시원한 냉국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동물성 조미료로부터 안전하단 보장도 없다.


친구는 횟집을 가자고 계속 떼를 썼다.

자긴 회를 먹을테니 나보고 쌈채소만 먹으랜다.


어제 깍두기에 이어, 오늘 또다시 살생의 욕구가 타오른다.

횟집가서 지만 회를 먹겠다고? 나보고 풀만 먹으라고?


백보 양보해서 그렇게 하자고 다짐하고 횟집을 갔다 치더라도.

내 앞에 회가 썰려져 나오면, 내가 알코올을 얼큰히 섭취한 상태라면, 난 백프로 이번 도전에 실패한다.

난 눈앞의 회를 보면서 견딜 정도로 자기 절제에 강한 타입이 절대 아니다.


친구에게 쌍욕을 퍼부은 뒤 끌고간 곳은, 전 종류를 기본으로 해서 여러 안주를 파는 보통의 술집.

나는 전을 시켜서 먹을테니, 너는 전 말고 밀가루 안들어간 안주 하나 시켜서 먹어라.


하지만

그 집의 전들은 모두 고기가 들어간 전들이었다.


그래서 메뉴판을 열심히 살펴보다 딱 하나 건진 안주는 두부김치.

난 두부만 먹는다. 넌 김치만 먹어라.



저기요 두부김치하고요 간장 좀 주세요.







주문을 하자마자 두부김치가 나왔다.




ㅅㅂ

장난하나........






기본안주랜다

이집은 기본안주가 두부김치다



...........................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들었지만

생각해보면 내 입장에선 차라리 더 낫다







그리고

두부김치가 나왔다.




돼지고기를 넣고 볶은 김치..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맛봤으면 좋겠지만 저는 맛을 못봅니다.



두부를 간장에 찍어먹었다.

당연히 맛대가리 없다.




두부를 먹다보니 문제가 좀 있다.



이거.

이게 뭘 뜻하는가.


두부 한점을 반으로 잘랐을 때, 접시 바깥쪽의 두부는 괜찮다.

하지만 접시 안쪽의 두부는 모두 고기와 볶은 김치의 국물에 반신욕을 하고 있었다.


나는 두부를 계속 반동가리 내어서 바깥쪽의 두부만 먹었다.

바깥쪽의 두부가 모두 동이 났다



저기요 물잔 하나만 더 주세요






두부를 씻어 먹었다

너구리가 된 기분이다.




틈틈히 물을 바닥에 버리고 새로 물을 담아서 두부를 씻어냈다.

가게 바깥의 야외 테이블이라 가능했다.



두부에 배인 돼지고기 기름 내음이 살짝 났다.

물에 씻는다는 시도를 하였기에 이것은 실패로 규정짓지 않기로 했다.



두부에 배인 돼지고기 냄새가 살짝 역하단 느낌이 들었다.

타협적 판정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비육식 48시간에 가까워진 내 입맛의 변화 때문인지 나는 알 길이 없다.









이렇게 둘째날의 기괴한 도전도 성공.




,

채식의 하루가 갔다

별다르게 괴로운 것은 없었다

괴로울게 뭐있나 원래 끼니때 말고는 아무것도 안먹으니까.

오로지 커피만 퍼마시는데 난 커피도 아메리카노만 마시니까.



퇴근하고 술약속이 있어서 술을 퍼마시러 갔다

안주는 채식을 하는 나를 위해 파전으로 정했다

당연히 해물파전은 안된다

배추전, 부추전, 고추전 등등 순 식물성 재료로 만든 전만 먹을 수 있다


뭐 그럼 별 걱정없겠지

파전집 가서 해물파전만 먹으란 법이 있는것도 아니고, 딱히 해물파전에 환장하는 취향도 아니고.

시원하게 배추전 한장 앞에 놓고 술한잔 마시면 될 일이다









하지만

난 이곳에서 가장 큰 역경에 부닥치게 된다




날도 덥고. 먼길 왔고.


주문한 배추전과 매운고추전은 주방에서 열심히 부쳐지고 있고.

메인안주가 나올 때까지 어찌 기다리나 당연히 그 전부터 술병은 까드득 개봉된다


기본안주로는 깍두기와 과자부스러기 조금 나왔다

나는 과자부스러기는 별로 안좋아하고

깍두기에 눈이 간다




날도 덥고. 목도 마르고. 먼길 왔고. 입에 털어넣은 소주는 쓰고.

달큰한 깍두기 하나 입에 넣고 와삭와삭 씹어먹고싶다.






깍두기 .............

김치의 한 종류


액젓.


액젓이 들어갔겠지.




입 안에 남아있는 소주의 잔맛이 유난히도 쓰게 느껴진다.



앞에 있는 인간들은 깍두기를 씹어먹고 있다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저 깍두기를 먹으면 이 소주맛은 달아나겠지

아 침이 고인다

너무 덥고 목이 탄다

소주의 알코올로는 이 타는 목을 축일 수가 없다

난 지금 깍두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저걸 내 입에 넣고 씹고싶다


앞에 인간들은 깍두기를 하나 하나 없애고 있었다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와삭 와작 와드득 와삭 와작 으직 으적


싸늘하다.

고막에 깍두기 씹는 소리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파전은 다른 안주보다 빠르니까. 

아귀한테는 배추전 한장. 정마담도 고추전 한장. 나 한장. 아귀한텐 다시 고추전 한장. 이제 정마담에게 배추전 한장.


밑도 끝도 없는 망상으로 해결되는 건 없다





나는 과자부스러기를 입에 털어넣었다

그거 시장 가면 큰 봉다리에 파는 맛대가리 없는 그 과자




마카로니 뻥튀기

3킬로 한봉다리 만이천원이면 사는 마카로니

줘도 안먹는 마카로니

동네 개도 안먹을 것 같은 저 마카로니



선택의 여지는 없다

난 깍두기를 먹을 수 없다





마카로니를 입에 넣고 씹는다


목이 탄다


적의 소굴로부터 탈출하여 사막을 헤매는 토니 스타크가 된 것 같다

왕을 능멸하다 연산군에게 인두로 눈이 지져진 장생이가 된 것 같다

망망대해에서 윌슨을 잃어버리고 뗏목위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던 톰 행크스가 된 것 같다


난 바짝 마르고 있다



마카로니는 내 입 안의 모든 수분을 앗아가고 있다

온 몸의 체액까지도 빨아낼 기세다


물을 한컵 들이킨다

물을 두컵 들이킨다

물을 세컵 들이킨다


물로는 해결이 안된다

난 이미 저 깍두기에 꽂혀있다







아 졸라 먹고싶다


내 간절한 눈빛을 읽은 내 앞의 두 사람은 더더욱 맛이 난다는 듯이 약올리며 깍두기를 쭉쭉 빨아대고 있다


죽이고 싶다

진심 죽이고 싶다


사람을 두명까지만 죽이는 것이 허용된다면 난 지금 이 자리에서 두명을 죽인다

양 콧구멍에 깍두기를 꽂아 숨을 못쉬게 할거다


목이 탄다




항생제 중에 '아목타심' 이란 항생제가 있다


아 목타심

내가 지금 아 목타심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파 전이 나왔다




기호 1번 매운고추전


 





기호 2번 배추전






(feat. 초장 간장 브라더스)






이제 나는 저 개 사료로도 안쓰일 것 같은 마카로니로부터 해방되었다

파전을 열심히 흡입했다




기본안주 모두 배제하고 전으로만 조지려니 안주빨이 장난이 아니다

푸짐하고 두툼한 해물파전도 아니고 얄팍한 배추전, 고추전을 주력으로 올려두려니 순식간에 동난다


소주 반병에 파전 한장씩 날라간다


멤버의 구성이 술을 적게 먹을 구성도 아니다

이거 이집에서 주량 다 채우며 양껏 먹다가는 쇠고기 구워먹는 돈 나올 것 같다


게다가 심심하다

너무 심심하다

간장을 찍어도 초장을 찍어도 너무 심심하다.



시원한 국물 하나 있으면 맛있을텐데

하지만 국물은 탈락이다

뭐가 들어간 지 모른다 

다시다라도 넣었다면 내 도전은 첫날부터 실패다






파전이 왔음에도 난 깍두기의 와삭와삭에 꽂혀있다

아 


난 저 깍두기를 반드시 먹어야겠다

아니 입에 넣었다가 빼기라도 해야겠다

저거

나는 저거를 반드시 먹어야된다



난 더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아주머니 혹시 이 깍두기 액젓 들어갔어요?



아니. 우리 가게는 액젓 안넣고 무랑 사이다랑 삼성당(사카린)이랑 고춧가루 요정도밖에 안넣는데.



제가 사정이 좀 있어서 채식밖에 못하거든요. 액젓도 안되고요. 진짜 액젓이나 다시다같은거 없지요?



없으니까 잡솨도 돼.







(BGM - 베토벤 월광교향곡)






나는 깍두기를 한바가지 달라고 했다

산처럼 쌓아달라고 했다



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와삭



나도 음식장사의 범주에 속한 직업인 터라 어디가서 레시피같은거 안묻는다

아무리 하찮은거라도 그 가게가 쌓아온 노하우이고, 또 경우에 따라선 불신의 제스추어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알아서 피해야지 채식한답시고 아무 식당이나 가서 까다롭게 꼬치꼬치 묻는건 진상같기도 하여

채식 일주일동안 '묻지말고 알아서 피하자' 를 원칙으로 세웠기 때문에.

물론 건강상 종교상 평생 채식하는 분들은 당연히 물어보시며 그리 주의하셔야겠지만

일단 재미삼아 단기간 도전한 내 입장에선 그리 행동하는 것이 유난을 떠는 것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깍두기에 대한 내 집착은 그것을 뛰어넘었다




깍두기를 열심히 퍼먹고 술도 대충 먹었고 집에 가려고 일어났다



나왔는데 한잔 더 땡긴다

좀 모자라다 싶다

파전집 말고 더 갈데도 없다

풀만 먹을 수 있는 술집이 어딨나

없다




결국 우린 편의점으로 향한다

원래 편의점 앞에서 한잔 할 때는 미니족발이나 만두 하나 전자렌지에 딱 돌려서 한잔 꺾어줘야 하는데

안된다

못먹는다


새우깡

못먹는다

라면

못먹는다

시바 다 못먹는다



땅콩이랑 아몬드를 샀다

땅콩이랑 아몬드로 술을 마셨다


사업 망하고 집 넘어가고 마누라 도망간 알콜중독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나의 채식 첫날은 무사히(?!) 넘어갔다


채식 하루를 하며 느낀 점은

채식은 고기를 못먹어서 괴로운 것이 아니다

아무거나 먹을 수 없어서 괴로운거다





첫날 도전 






댓글 좀 달아주쇼

좀 달아줘도 되잖아?







,

집에서야 어떻게든 냉장고 뒤져서 풀때기 찾아서 먹으면 그만이다

문제는 밖이다.


직장에서. 각종 밥약속 술약속에서.

완전한 채식을 실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밥약속, 술약속은 안잡는다 치자.

직장에서는 어떻게 하나.

도시락을 싸들고 다녀야하나. 백프로 채식만을 내는 식당을 찾아야하나.

보통 밖에서 파는 음식의 경우에 '식사가 된다'는 조건 안에서 백프로 채식음식을 찾기는 쉽지 않다.

결국은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는 게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아침에 도시락을 싸는 일도, 다먹고 숟가락 덜그럭덜그럭거리는 가방을 들고다니는 일도.



나는 어찌보면 다행이고 어찌보면 불행이다

다행인 것은 직장이 커피집이다보니 조리기구가 어느정도는 갖추어져있고 보관할 냉장고도 있다는 점이고

불행인 것은 식사를 위한 시간을 따로 낼 수 없고 언제 손님이 올지 모르니 맘편히 밥을 못먹는다는 점이다


보통은 컵라면이나 삼각김밥으로 대충 때워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컵라면이나 삼각김밥.. 위에 말했듯 채식에 부합되는 요리는 아니다.



그리하야


나는 이번주 한주는 점심을 과감히 날리기로 했다.

아예 안먹을 순 없다. 배가 고파서.

배를 채울 수 있는 무언가로 허기를 죽이는 선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뭐 원래 컵라면이나 삼각김밥 우걱대는 평소의 점심식단도 영양학적으로는 엉망이었으니.


우유를 마실 수도 있겠으나 이번주는 채식을 실현하는 주간이므로

우유도 직업적으로 불가피한 메뉴 테이스팅 이외에는 입에 대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난 두부를 먹기로 했다

그냥 먹기는 힘드니까 갈아서.


지난주에 몇번 테스트 해 보았는데 콩국물이랑 똑같다. 너무도 당연한 소리겠지만.

차이가 있다면 좀 더 걸쭉하다는 것.




가게 앞에 두부를 파는 할머니가 계신다

두부는 1,000원이다


할머니는 두부 한판 팔아서 천 얼마 버신다고 들었다

하루종일 앉아계셔도 몇천원도 못버신다

그래도 소일거리 삼아 나와 계신다고 한다

젊은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잘사는 나라에서 가난을 모르고 흥청망청 살지만,

지독한 가난을 겪으셨던 어르신들은 아직 한푼한푼이 귀한 돈이다



.....


쓸말이 없어서.... 별얘길 다 쓴다.

첫날이라 그렇다.


신체적 변화나 심경적 변화를 적기에는 이제 반나절 지났다.

아마 며칠 넘어가면 고통으로 뒤범벅된 절규와 발광으로 이곳이 가득 차겠지...



두부는 640그램 정도 되었다.


믹서기는 참고로 업소용 최고급 200만원 정도 하는 믹서기다

내가 이걸 살 때는 이게 우리나라에 단 한대밖에 없던거였다.

아는 커피머신업체에서 최고급 믹서기를 수입해 들어오기 위해 외국에서 갖고온 단 하나의 샘플을 내가 집어왔다.


이걸로 얼음을 갈면 얼음이 금가루로 변하고 그런 건 아니다

하루종일 수백잔을 갈아내도 고장이 안나니까 비싼거다

물론 수백잔 갈아낼 일은 당연히 없다... 원래 창업자들은 시작할때의 꿈만큼은 재벌을 바라보니까.

10만원짜리 살껄 ㅠㅠㅠㅠ







물은 300밀리를 넣었다

왜 300밀리를 넣었느냐

이유는 없다

200밀리는 뻑뻑할 것 같았고 400밀리는 배가 터질 것 같았다







물과 두부가 만났다

이런 뻘스러운 사진들로 공간을 채우는 것도 오래는 못갈거다

처음이라 의욕은 가득한데 감은 아직 못잡아서 이런거다

나 글 재밌게 잘 쓸 자신 있다

믿어라







갈았다

200만원짜리 믹서기가 그래도 쫌 더 잘 갈리는 건 맞을거다

영혼까지 갈아낼 기세로 갈아버린다

두부도 못가는 믹서기는 당연 없겠지만







물과 두부의 양을 합치면 약 1리터 정도

2리터짜리 피쳐의 반만큼 온다


뻑뻑한 정도는 대충..

오뚜기 스프 정도.

비주얼이나 뻑뻑함을 더 디테일하게 설명하자면,

흔들지 않고 윗쪽의 맑은 술만을 따라낸 막걸리병의 바닥에 깔린 마지막 꿀럭꿀럭 따라낸 찌꺼기 정도다.

색깔도 점도도 딱 그정도다.



세잔을 한번에 먹는건 불가능이다

한잔을 마시면 배가 부르다


여러 차례에 나눠서 마셔야 된다

맛은 나쁘지 않다

좋다

과연 언제까지 그럴진 모르겠지만


소금 좀 넣고 뜻뜻하게 먹으면 좋을 것 같다

자꾸 김치가 먹고싶어진다


채식주의 결심하고 첫 고비는 고기보다 김치다


물론 채식 김치도 시중에 판매되고, 직접 만들수도 있다

주 중에 미쳐서 시도할 수도 있지만

일주일짜리라서 김치없이 버틸 수 있을거다


그리 믿을란다




1일차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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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즐거운 주말 채식 일주일에 앞서 미어지게 먹어보자며 안지랑 골목을 찾았다

곱창이랑 소주를 아주 들이붓고 시원하게 택시에 핸드폰을 두고 내렸다

다행히 핸드폰을 주우신 분이 맘씨가 좋은 분이라서 어제 기분좋게 핸드폰을 찾을 수 있었다


허나 핸드폰을 찾으러 왔다갔다 하느라 일요일 낮시간을 다 소비해버렸고

그리하야 나는 채식 일주일의 사전 준비를 하지 못했다

원래는 어제 일주일치 식자재를 미리 싹 장봐두려 하였는데.

또 일요일이 가기 전에 통닭을 한마리 뜯으려 했는데.


어제 핸드폰 찾으러 왔다갔다 하면서 자전거를 한 40킬로를 타서 녹초가 되어 개콘 방송 중 기절.





첫 도전의 첫 글부터 주절주절 말이 많았는데

결론은 오늘 아침 첫끼는 성공적으로 채식을 했다

어제 먹다 남은 돼지찌개가 있었음에도.

내가 돼지찌개 킬러임에도.

일단 첫끼는 완벽채식을 소화했다





일반 가정용 김치는 액젓이 들어가 있으므로 채식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찌개도 다시국물 때문에 힘들다


저 돼지감자라는 음식은 생소할텐데,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인 '뚱딴지' 그것이 바로 저 돼지감자의 다른 이름이다.

당뇨에 좋댄다

난 당뇨 없다




아 시바

채식을 주제로 뭐를 재밌게 글을 쓸 수 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밋밋하네

첫도전 약빤걸로 할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머야 ㅋㅋㅋㅋㅋㅋㅋ





요샌 누워서 멍때리고 있으면 다음에 뭔도전을 또 할까 생각하는 일이 잦은데

오늘 아침에 또 하나 생각해냈다


일명 '개 마음을 이해하기' 도전


평생 맛있는것도 못먹고 사료만 먹어야 하는 개의 가엾은 처지를 이해하기 위해

나도 사료를 일주일간 먹..... 는건 말이 안되니까

5대 영양소가 완벽히 갖춰진 재료를 이용한 아주 맛없는 무염분의 인간사료를 만들어서 일주일간 그것만 섭취.


예전에 혼자살 때 밥해먹기 귀찮아서 비슷한 짓을 해 본 적이 있긴 있다.

야채 냉장고 한가득 사서 칼로 작살을 내어 썰어서 커다란 통에 섞어서 넣어두고

오트밀죽 끓일때마다 그거랑 닭가슴이랑 집어넣어서 끓여서 마시기


비주얼은 술먹고 토해놓은 것 같이 생겼었다



생각해내기 젤 만만한게 먹는거 도전인 것 같다





일단 일주일 채식을 목표삼았으니 가장 가까운 가족과 지인들에게 미리 말을 해 두었다

가족들에게는 식단 협조를, 지인들에게는 술약속 연기 및 안주 협조를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주변 반응


어머니 : 그래 잘생각했다 이번에 한번 해봐라 살 좀 빠지려나

아버지 : 오늘 저녁은 꽃등심으로 정했다

친구들 : 파전집에서 술마셔야겠네



예상했던 반응들이다

아버지께서 굉장히 좋아하신다




사람이 살면서 고기 안먹고 그냥 넘어간 날이 얼마나 많은가

이삼일 비덩 채식 정도는 무의식 중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담배를 끊으려고 시도해보았던 사람은 알 것이다

안한다고 하는 순간부터 계속 그것만 하고싶어진다










먹고싶다.............

씹고싶다 쥐어뜯고싶다.................






,



이것은 모 게임의 아이템인데 이름이 '기괴한 가면' 이다.

기괴하단 말이 마음에 들어서 이 곳의 이름을 기괴한 도전이라 지었다





채식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아래 그림은 인터넷에서 퍼왔다



한쿡 스님들이 락토 정도에 가깝고, 대부분 채식주의라 하면 떠올리는 게 락토나 락토오보 정도일거다.

아마 효리언니도 락토 아닐까 싶다.


최근 십여년 웰빙에 편승한 다이어트 붐, 사찰음식 등 - 건강을 위한 채식이 더 빈번하겠지만

'채식' 하면 무엇보다도 개인이 가진 윤리적 잣대에 의해 채식을 유지하는 경우를 우선 떠올릴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의 사람들이 채식의 우월성을 더더욱 열심히 설파하는 전도자일 경우가 잦기도 하고)


이런 '윤리적' 목적으로 하는 채식의 경우 더더욱 심오한 단계까지 채식의 기준이 올라가는데,

벌꿀이 열심히 모은 꿀을 빼앗아 먹지말자, 새로운 생명이 될 것들이니 열매나 씨앗을 먹지말자 등의 수준도 존재하며

이쯤되면 당연히 가죽옷 거부야 말해서 입아플 이야기고, 더 멀리가면 누에실로 만든 명주천 거부까지도 이루어진다.

아이스크림을 모유로 만들자는 시위를 벌인 집단도, 아예 숨만 쉬고 햇빛만 보고 살자는 광합성 학파도 있다 한다.


채식이 육식이나 잡식보다 건강상이든 윤리상이든 더 우위에 있다는 완벽한 증거는 없으므로.

무작정 따라하지는 말자.




뭐 대충 이렇고 여기 하나 더 있는데 비(非) 덩어리 - 일명 비덩주의라는 채식구분이 있는데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한국에서의 개념이다

저 위 사진속의 분류는 서양의 식문화를 바탕으로 한 문화권에서나 가능한 분류법이다

왜 한국은 '국물' 이 있으니까. 풀만 들어있다 생각했는데 액젓이 들어갔다거나. 멸치다시를 냈거나.

이런 식으로 채식주의자가 본의아니게 육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비덩은 다시말해 덩어리를 먹지 않는다. 라는 분류다.

대놓고 고기인 것은 피하되 눈에 안보이는건 어쩔수 없다. 정도.

내 이번 도전의 수위가 락토+비덩 정도 되겠다.


이제 나가봐야 해서 오늘의 글은 이정도로 그만두겠다.

안녕 짜이찌엔

,

첫번째 도전은 일단 약한 놈으로 시작할 생각이다

기간도 짧게 할 예정이다

왜냐면 처음이니까. 실패하고 싶지 않으니까.


- 도전기간 : 2014년 5월 26일 월요일 00시 ~ 2014년 5월 31일 토요일 18시 (6일간)

- 도전과제 : 채식을 하자

- 도전목적 : 향후 시행할 1개월 채식에 앞서 연습삼아 가벼운 첫 도전 (건강따위와 관계없다)



* 세부사항


1) 1개월 정도의 극단적 채식을 통하여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가 조사를 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첫 도전인지라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므로 가볍게 일주일짜리로 시작해 본다.


2) 채식의 범위는 동물성 음식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기, 생선, 고깃국물, 고기성분이 들어간 조미료 등 모든 동물성을 식단에서 배제한다.

직업상 우유를 섭취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우유는 허용한다. (바리스타)


3) 젓갈이 들어간 김치는 선별적으로 피하려 노력하겠지만 모두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무심코 섭취시에도 실패로 간주하지 않는다 (알면 먹지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4) 비록 일주일의 짧은 기간이지만 식단 및 신체변화에 대해 매일 기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체중, 피부상태, 기상시 몸상태, 활력의 정도 등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술한다.

단, 현재 운동 및 피부관리를 꾸준히 하고있기 때문에 이 변화는 온전히 채식이 가져온 변화가 아님을 알린다.


5) 음주는 금하지 않는다. 당연히 안주는 식물성 안주로만 섭취한다.


6) 5월 31일 퇴근 이후에 고기를 거하게 먹을 예정이다.




사실 꼴랑 6일짜리 채식도전.

아무나 다 하는거를 도전이라 거창하게 말한다며 비웃음을 살 수도 있지만

나는 이빨이 난 뒤로 6일간 풀떼기만 먹고 산 적이 없다

당신들도 대부분 그럴거다 아마.


이번 도전의 가장 큰 목적은 내 스스로가 이 블로그의 대주제와 맞는 인간인가를 탐색하는 것이다.

금욕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온 터라.


이번 도전에 성공하면 빠른 시일 내로 1개월 채식에 도전할 생각이다.


또한 추후 더 난이도가 높은 '원푸드 2주일 (올드보이 프로젝트)' 에 도전한다.

어디까지나 재미를 위한 도전이지 원푸드로 건강을 영위하겠다는 멍청한 소리 따윈 아니다.

이것은 한가지 음식을 오랫동안 먹으면 인간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탐구가 될 것이다

사실 어렵진 않다. 몇년 전, 몸만든다고 꽤 오랜기간동안 닭가슴만 먹으면서 인생 얼마나 피폐해지는지 겪어봤으니까.


일단 첫번째 기괴한 도전의 브리핑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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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blog 자체가 도전이다


성향은 딱 블로거 타입인데 유독 블로그랑은 거리가 멀었다

싸이월드 가입하도 더 전에 만든 것이 블로그였음에도

이상하게 블로그는 며칠만 혼자 끄적거리면 쓸얘기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때려치고 다 지웠더랬다


그래서 블로그를 하는 것을 첫번째 도전으로 삼는다


이 블로그는 오래 전 커피를 처음 공부할 때, 연구한 것들을 비공개로 적어두던 용도로 사용하던 곳이었다

그러니 이 블로그에 내 도전기를 적는 것은 처음이 아닌 셈이다

물론 그런 성스러운 도전은 없다


앞으로 시도할 도전은 한시적이며 괴상한 도전들이다

그리고 아무나 다 하는거다



일단 구상해 둔 도전 몇가지를 말하자면


찜질방에서 주인한테 안들키고 1주일 버티기

(출퇴근 때문에 무리가 있고, 민폐행위이므로 1주일동안 찜질방에서 살기로 대체할 예정, 매일 표끊을 예정)

채식 1개월 (채식에도 여러 단계가 있다. 우유나 벌꿀도 안먹는 사람도 있다던데 그렇게는 못한다)

자전거로 국토종단 (주말마다 구역을 나누어서 시도할 예정)

외발자전거 익숙하게 타기


등등이 있다

일단 그것들을 모두 성공하려면 이 블로그부터 성공해야 된다

첫번째 도전은 블로그 하기이다

두번째 도전을 무엇으로 할 지 생각한 뒤에 다시 글을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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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11. 3. 1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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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love

기타 2011. 2. 1. 09:18

This is love.
Love hu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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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띵베러양반 정답

기타 2010. 12. 15. 04:1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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