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30일 금요일 (5일차)

2014년 5월 31일 토요일 (6일차 막날)




뒤로 갈수록 쓸게 없다

왜냐

채식에 적응해버려서 괴로운것도 없고 그냥 별생각없이 먹었기 때문이다



어제 5일차꺼 써놓고 오늘 마무리지어서 올려야지 하고 임시저장 해놨는데

오늘 다시 보니 싹 지워져있다

티스토리 죽인다








2014년 5월 30일 금요일 (5일차)


아침에 일어났다

몸무게는 큰 변화 없다

거울로 보는 몸은 아주 약간 슬림해진 것 같긴 한데

느낌 탓인가



피부는 보들보들 좋아졌다

왜냐

화장품 비싼거를 사서 쓰고있으니까

채식하기 직전에 산거다

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하나 확실히 느껴지는 차이는 아침에 좀 더 개운한 느낌은 있다

대단한 수준은 아닌데 컨디션이 아주 조금은 더 좋은 것 같다







채식 식당에서 산 콩고기로 아침식사를 했다

콩고기는 식감 맛 모든걸 다 충족해준다


이제 오늘 하루, 내일 반나절만 버티면 된다

채식에도 익숙해졌다

채식에도 맛있는 음식이 많다




콩고기 사진을 페북에 올렸는데

콩고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


이것은 고기의 대용으로 생각하여 먹는걸 떠나 하나의 음식으로 맛이 있다

고기와 두부 유부 요 사이 어딘가의 식감과 맛


익히기 전의 생걸로 먹는 건 비추다

과자처럼 아삭아삭 씹히는데

가루로 된 청국장

그거 맛이다

개사료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아마 개사료가 그런 맛일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

어디까지나 조리 전의 콩고기에 국한된다


삼겹살도 고등어도 생걸로 먹으면 웩이지 뭐

마찬가지로 요리한 콩고기는 맛있다



마지막이 다다르니 그냥 해이해졌나

도시락도 안싸왔다

점심은 뭘먹지


가게 냉장고에 있는 팥빙수용 찹쌀떡이 생각났다

찹쌀떡을 네개인가 먹었다




저녁식사는 또 with 콩고기




5일차 너무 재미없고 무난하게 넘어갔다

토요일 퇴근과 동시에 채식이 종료되니 오늘로 사실상 큰 줄기는 끝을 맺었다


















2014년 5월 31일 토요일 (대망의 6일차)



아침에 일어나니 너무너무 신이 났다

오늘 드디어 고기를 먹는구나 드디어 고기를 먹는구나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 기분은 너무나 신남






아침은 콩고기로 때우고

점심은 또 찹쌀떡으로 대충 뭉갰다


그리고 퇴근시간이 다가왔다



갑자기 기분이 이상하다





채식을 끝내려니 뭔가 섭섭한 느낌이 든다

이 일주일이란 특별한 기간에 정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그동안 너무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왔는데

이 흥미진진한 도전으로 내 이번 일주일은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일주일이 되었다



일주일간 정말 고기한점 아니 고기 우려낸 국물도 안먹었다

일 때문에 우유 들어간 음료 아주 쪼끔 맛만 본 게 전부다


처음 3일은 힘들었는데 마지막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적응이 된건지 아니면 이제 곧 끝이라는 행복감에 버틸 힘이 생긴건지 모르겠지만

뒤로 갈수록 쉬웠다


근데 내가 바로 어제 어떤 기사에서 읽었는데, 딱 3일만 입맛을 바꾸면 적응되어 입맛이 바뀐다고 하더라.

'72시간이라는 시간은 음식을 완전히 소화시키고 대사 작용을 하는 기간인 만큼 음식의 맛을 느끼는 감각이 달라지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는 있다.' 라고 하네 (링크 : http://www.kormedi.com/news/article/1210952_2892.html)


나도 아마 비슷한 경우겠지

뭐 그런 취지의 이야기를 앞선 블로그 글에서 쓰기도 했고


뭐 그랬다 이거다.



누차 말해왔지만 마지막으로 한번 더 이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깨달은 점.

채식은 먹고싶은 식성을 채우지 못하는 고통보다는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이 더 크고

그 '불편함' 이 채식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란거다

이것이 이번 채식을 하며 느낀 가장 큰 점이다






선언한다.

채식 6일




성공!!!!!!!!





제 1회 기괴한 도전 '단기채식'


기간 : 2014년 5월 25일 00시 ~ 2014년 5월 31일 18시 (138시간)

장르 : 음식고통 / 인맥파괴 / 지식습득 / 금욕생활

승패 :

보상 : 섹터나인 41인치 드롭퍼 롱보드







그렇다

내 기괴한 도전에는 보상이 있다


남이 주는 건 아니다

내가 나한테 주는거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누구도 속일 생각이 없다

진짜 성공했는지 안했는지는 내가 제일 잘 아니까




지름신이 왔을 때 난 도전을 시작할거다

내가 원하는 둘 중 하나는 달성할 수 있다


지름신 퇴치 or 도전 성공








- 에필로그



채식이 끝나고 안지랑에 곱창을 먹으러 가려 하였으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모다아울렛 뒤 로드하우스에 조개찜 먹으러 갔다

인공연못과 분수가 분위기가 아주 좋은 곳이다






기본안주로 여러개가 나왔고 그 중에 고둥이 나왔다

나에게 허락된 첫 육식이다

허나 일주일만의 첫 육식으로 고작 이것을 먹고싶진 않았다


참았다









조개찜 나왔다





난 떨리는 손으로 조개 하나를 꺼내먹었다

이건 무슨 기분이지



별 감흥이 없다

아 왜이러지



생각해보니 일주일만의 간절한 육식에 대한 열망을 이 조개로 채울 수는 없는거였다

기름지지도 않고 익숙하지도 않은 식감

따지고보면 채식을 안해도 아주아주 가끔 먹는 음식이었다


돼지고기를 먹어야 했다







삼겹살집으로 갔다

삼겹살을 지글지글 구워서 한점 물었다






(BGM : 카를 오르프의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 중 운명의 여신이여)

듣기 : http://www.youtube.com/watch?v=GD3VsesSBsw#t=164






삼겹살의 기름이 목구멍을 타고 혈관으로 스며들어 대동맥에서 각 모세혈관으로 퍼져나가는 느낌이 난다

피 한방울을 입술에 떨어뜨린 드라큐라처럼

난 혈색이 돌아온다




사진을 찍을 틈도 없었다

난 폭풍흡입했다


이것이다

바로 이것이야


멍청한 내가 왜 채식을 했나

이것이야

이것이 삶이야


난 내 자신을 탓했다

왜 내가 이것을 등지고 살았을까



그리고 집에 가는 길 난 편의점에 들렀다

편육을 샀다

그것도 집에와서 입에 꾸역꾸역 밀어넣었다








그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다음날 모교인 대구의 K 대학교에 놀러갔다





대학을 졸업한 지 꽤 되었지만 학생시절의 기분을 내고 싶어서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돈가스를 하나 먹었다


하나 먹었는데 이걸로 배가 안찰 것 같다

나는 식권 하나를 더 샀다


찜닭덮밥을 샀다

그것도 먹었다





그리고 몇시간 뒤에 짬뽕을 또 먹었다







다음날 6월 2일 월요일




생고기를 먹었다






다다음날 6월 3일 화요일



돼지국밥을 먹었다







육해공 모듬안주를 먹었다

사진은 없지만 치킨을 또 먹었다






다다다음날 6월 4일 수요일



투표를 했다







돼지국밥을 먹었다



사진엔 없지만 고기만두와 오리알을 먹었다








막창을 먹고 부대찌개를 먹었다








다다다다음날 6월 5일 목요일



쇠고기국과 홍어를 먹었다

























이번주는 육식 주간인 것 같다......

채식을 한 지난주와 그 다음주인 이번주 더해서 나누기 2를 하면 평소의 일주일보다 월등히 고기를 더 먹은 것 같다











- 기괴한 첫 도전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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