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어제 2일차.

모든 여정을 끝내고나니 정말 쩐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육체적 고통이 온몸을 엄습하였으나 아침이 되니 몸은 '그나마' 가뿐해졌다

다행이다




전날 군대후임이 좋다고 안내해줬던 모텔은

걍 좀 구렸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욕조도 없고. 난 몸을 풀고싶었는데.




내가 잤던 모텔촌을 지나는데 소희가 방을 세놓고 있었다





대전역과 대전시내 사이에 있는 다리

대전은 이전에 개인적으로 두세번쯤 와서 아주 낯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익숙하지도 않다

마지막 방문도 약 3년 반 전. 떼인 월급 받으러 ㅋㅋㅋ




다리에서 바라보는 대전시내 방면인데 사진은 그닥.





식당 가서 아침 먹었다

식당 이름은 잘 생각 안나는데 음식이 굉장히 깔끔하고 맛있게 잘 나왔다

자.. 인터넷 검색해봐야겠다.






음 기억이 맞다면 이집같다

대전한우

맛있고 깔끔했다 아침일찍부터 문열었었고


아 파워블로거지도 아니고 이렇게 대놓고 선전해주지 않는데 ㅋㅋㅋㅋ 그만큼 이집은 만족스러웠음 ㅋㅋ 뭐 어차피 내 블로그 사람도 몇 안오고 ㅋㅋㅋ ㅠㅠㅠㅠ




나는 어처구니없고 멍청하게도

자전거 여행중이었는데... 밥 다먹고 자전거를 가게에 두고 그냥 기어나오다가 가게 사장님이 '자전거 안갖고가요?' 해서 자전거를 들고나왔다


정신이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대전역 찍고 나의 3일차 여행은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3박 4일의 여행 중 이번 3일차가 가장 하일라이트라 볼 수 있겠다



몸이 완벽히 정상컨디션은 아니었다

그래서 대전역 옆 약국에서 뿌리는 파스 하나 샀다



치이이이이이이이익


뿌리고 시작한다







대전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하천

이름은 모른다

대구의 신천과 비슷하게 생겼다








대전 도심구간은 그냥 심심했다

사진으로 남길만한 것도 없었고

그나마 기찻길 보이길래 사진 하나 찍었다


사실 일단 자전거 안장 오르고 나면 사진찍기 참 힘들다


아침에는 마음이 바빠서 또 뒤에가면 더좋은 피사체나 경치가 있을까봐

오후에는 몸이 지쳐서 갈길이 멀어서 밧데리가 없어서






기찻길을 건너는 자동차들

영화 '핸콕' 이 떠오른다

모르면 말구 ㅋㅋㅋㅋㅋㅋ







대전 시청이 가까워온다

대전 시청 근처의 동네는 뭐랄까....

천안의 백석동? 뭐 그동네 비슷하게 생겼다.


이렇게 말하면 뭔소린가..? 할텐데.. 나는 어떤 첨가는 동네에 가면 이 동네와 가장 비슷한 내가 방문했던 동네는 어딜까..? 하는 궁금증을 갖고 기억을 들쑤셔서 매칭하는 요상한 버릇이 있다.

아무튼 대전 시청사 동부의 동네는 천안 백석동 닮은걸로.


이런 의미없는 이상한 사진들은 보통. 내 직업병(?) 적 기록인데. 아 나중에 이런동네에 커피숍 차리면 장사 잘되겠다! 하는 기록 남기기다 ㅋㅋㅋㅋㅋㅋ






저멀리 보이는 대전시청

씨리홀







대전 시청이다

예전에 2010년에서 2011년 올라갈 때. (아이유 3단고음으로 대한민국 휘어잡을때)

커피숍 말고 개인사업 하고 있었는데, 어떤 회사 일도 도와줬는데 월급을 떼였었다

그래서 그돈 받으려고 대전시청 근처 노동청에 온 적 있었다

내가 일해준 회사가 대전-금산 소재 회사라서

일해주는 내내 월급 참 고생스럽게 조르고 재촉하고 어르고 달래서 억지로 받았는데 결국 내 예상대로 마지막달 월급은 떼먹고 잠수타더라

그래서 빡쳐서 신고

한달치 월급이라 그돈 버리는 셈 치고, 그 회사 대표놈 감방에 처넣든 호적에 줄이 생기든 어떻게든 법의 심판을 받는 쪽으로 해주고 싶었는데, 일이천만 아래의 돈은 '우리에겐 거액, 허나 법적으론 소액'

그걸로는 어떤 제재도 못가한댄다. 그래서 돈 받았다


남 일 부려먹고 돈 떼먹는 놈들은 그냥 팍!!










시청을 지나고 이제 슬슬 대전 북서부로 간다

원래 대전부터는 루트를 여러개로 짰다


- 공주 - 천안 - 평택

- 세종 - 천안 - 평택


- 평택 - 수원 - 서울

- 평택 - 오이도 - 안산 - 인천 - 서울

- 평택 - 안산 - 서울

- 평택 - 안산 - 인천 - 서울


등등등


근데 이틀간 자전거로 상행 뛰어보고 내린 결론



'최단거리 돌파'





어쨋든 대전은 벗어나야한다

대전시청을 지나 신호대기 하는데, 어디서 타는냄새가 솔솔 난다.

뭐지?

뭐지?




어떤 미친놈이 가로수에 불을 붙였는지, 도심 한복판의 가로수가 불에 타고 있었다

나뭇잎이 타는 게 아니라, 나무의 줄기의 옹이 부분에 불을 붙여서 나무 몸통이 숯이 되어서 안으로 빠직빠직 타들어가고 있었다



미친놈...




주변사람들 힐끔힐끔 보고도 뭐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는지 그냥 가만히 있다

하긴. 오줌을 싸서 끄겠나 그 불을 침을 뱉어 끄겠나...



나는 가방에서 내 피같은 물통을 꺼내서 한통 시원하게 주우우우우욱 부어서 푸치이이이 푸치치치 치치치치치이이이이이익 불을 끄고 가던길 갔다


난 대전을 살린 슈퍼히어로다



그나저나

나 기억력 좋다














대전의 외곽이다

충남대학교


충남대 앞에서 내 베프인 동네형님 카톡이 와서 통화 한판 하고

자전거로 서울 고고 중이라고 보고하고

돌아가서 술한잔 하기로 약속하는 찰나

아이폰 한번 또 퉁 거치대에서 이탈

떨어뜨릴 뻔 했지만 탁 잡았다



나 기억력 좋다 2



나는 자전거를 다시 모는데.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있어서도 안되는

하지만 결국 만나고야 마는


빗방울 뚝 뚝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각하게 막 내리진 않는다

그냥 똑 똑 한두방울


빨리 가자

아직 대전도 못벗어났는데.







대전 월드컵 경기장


이때 다음날 한국에 프란체스코 교황님이 방문하기로 하셨기에, 곳곳에 환영 현수막이 있었다.

내가 여지껏 한국에 없었던 것도 아니고, 대구에선 아주 조용하고 잠잠해서 나는 교황님이 한국에 오시는지 안오시는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는데, 딱 영동부터 - 충청도를 들어선 뒤로 교황님 방한환영 플랭카드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걸려있길래 - 대전과 세종이 그 환영의 절정이자 정점 - 헐 충청도는 천주교 신자가 많은가보다.... 이랬는데, 보니까 방한하시고 대전 월드컵 경기장도 방문하시고, 서울을 제외한 주된 동선이 충청도더라.... 어쩐지.


아무튼 대전 월드컵 경기장.


대전 자체는 몇번 온적도 없고 잠깐잠깐 온게 다지만. 월드컵 경기장은 잘 기억난다.

사실 내 나이가 이 블로그에서 들통날텐데 (물론 한두살 아니다 나이많은 삼십대란건 수없이 얘기했다) 내가 군생활 할 때가 2002년 월드컵이었고, 난 의경이었다.

이때 내 기억이 맞다면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이 여기서 열렸을거다.

그때 우리도 경기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승부차기로 4강 올라가서, 아 큰일났다 뺑이치겠네.... (왜냐! 4강전 '한국-터키전' 이 대구경기였다. 난 대구의경. 타 도시 지원나오는거랑 자기네 도시 주축으로 경비 하는거랑 난이도의 차원이 다르며, 이미 어처구니없이 8강까지 뚫으며 바퀴벌레보다 더 빠르게 증식한 붉은악마들과 시한부 훌리건들로 인한 월드컵 개고생으로 체력 소진) 라고 걱정하면서도 '오우!!!! 한국 4강!!!!!!!!!!!!' 하며 발광떨던 기억이 난다.

12년 2개월만의 방문이다....


반가웠다


그때의 난 젊었고

지금의 난 젊고싶다......... 흑





그리고

날 앞질러 저멀리 사이클(로드바이크) 자전거가 후루루루루 지나간다

아 부럽다....





(3일차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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